2010/03/10 00:01
미디어/영화
영화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. 학생이 노인을 쥐락펴락하는 첫번째 장과 어느순간 그 관계가 역전되어 노인이 학생을 쥐락펴락하는 두번째 장,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전개의 세번째 장. 세번째 장은 좀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했지만, 학생과 노인의 '비밀'에 대한 주도권 다툼과 그에 따라 점점 서로 뒤바뀌어가는 두 인물의 정서 변화에 대한 묘사가 대단하다. 역시 브라이언 싱어.
[유주얼 서스펙트] 하나로 대표되는 브라이언 싱어이기도 하지만, [유주얼 서스펙트]는 싱어의 감독 경력 중 가장 이질적인 영화이기도 하다. 줄곧 브라이언 싱어는 소수자, 구체적으로는 유태인 문제에 계속 관심을 기울여왔다. [수퍼맨 리턴즈]는 외계에서 온 유일한-소수자도 아닌 유일자-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고, [작전명 발키리]는 말할 것도 없이 유태인 대학살 현장의 중심이었던 2차 세계대전이 소재였으며, [엑스맨] 씨리즈는 더욱 노골적으로 뮤턴트로 상징되는 소수자들에 대한 내용이었다. 더욱이 매그니토가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유태인이라는 오리지널 설정은 확인사살. (재미있게도 매그니토역의 이언 멕켈런 경은 [죽음보다 무서운 비밀]에서 바로 나치 전범 노인 역을 맡고있다) '반전'만으로 브라이언 싱어를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핀트가 빗나간 게 아닌가 싶다. 오히려 싱어의 강점은 극 중 긴장감의 완성이다. 그렇게 쓰레기라고 욕을 했지만 [작전명 발키리] 역시 결말을 다 알고 있음에도 후반 30분의 긴장감은 최고조였고 [죽음보다 무서운 비밀]에서는 10년전의 미숙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영화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을 준다.
그런데 겨우 대딩이 버스에서 본 것만으로 알아챌 정도인데, 그동안 대체 어떻게 숨어다녔던 걸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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